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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네 임 최준일
제      목 '배움의 기술'의 소개
이  메 일 buffoon@dreamwiz.com
날      짜 2007-12-01 조  회 수 2211
첨부파일
제목 : 배움의 기술
저자 : 조시 웨이츠킨[Josh Waitzkin]
번역 : 박철현


처음 이 글에 대한 독후감을 부탁한다는 고국장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배움의 기술이라는 책은 얼핏 보기에 그리 복잡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많이 나오는 책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건네받고 완독한지 이미 2주가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이 글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따라서 예상외이다. 그만큼 이 책은 진부해 보이지만 참신하고 쉬운 단어로만 이루어졌으나 의미심장하다.

배움의 기술이라는 책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하면 새로운 분야에서 빠르게 입문하고 타인들을 앞질러나가 더 빨리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가’에 대한 일반론이다. 그것이 어떠한 분야이든, 타인과의 경쟁을 필수불가결한 과정의 일부로 포함하고 있는 것들은 다 포함된다. 따라서 배움의 기술은 게임에서 이기는 일반론이라고 말할 수 도 있겠다. 그러나 게임에서 이기는 기술이라고만 한다면 ‘배움의 기술’이 내포하고 있는 수많은 아름다운 덕목을 깡그리 무시하게 되는 것이리라. 정말로 배움의 기술을 심각하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직접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 글의 목적은 따라서 ‘배움의 기술’에 드러나 있는 그 모든 덕목과 기술을 다시 정리하여 보여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환기시키는 일 정도로 충분할 것 같다. 나의 글에 설득되실 분들이 해야 할 일이란,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여 정독하는 일뿐인 것이다.

우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 부분만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죽는 그 날까지 하는 일은 문제를 푸는 일이다.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에 갇혀 살았던 우리 한국인들은 ‘문제’하면 회색빛 시험지에 나오는 장황하고 고리타분한 시험문제들을 떠올리기 일쑤지만, 그러한 문제들은 우리가 인생을 살며 접하게 되는 문제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접하게 되는 많은 문제들은 취직문제, 직장문제, 동료 또는 선후배간 문제, 연애문제, 배우자와의 문제, 또는 재테크문제, 국가간 외교문제, 에너지문제, 등등...그 해답이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는 ‘열린 문제[open problems]’의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수학 공식 몇 가지 알면 풀 수 있는 방정식은 열린 문제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미 문제 속에 그 해답이 내재되어 있는 문제는 닫힌 문제[closed problems]라고 하며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게 보여도 닫힌 문제들은 열심히 노력만 하면 이론적으로 누구나 다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렇게 우리가 살면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은 대부분 열린 문제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대체적인 사회적 깜냥이 정해지게 된다. 즉, 교과서만 열심히 파고들어서 닫힌 문제들을 잘 푸는 전문가가 되어도, 위에서 언급한 열린 문제들에 대한 해결능력이 없으면, 그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열린 문제들의 상당부분은 어떠한 형태로든, 자신 이외의 존재와의 경쟁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반적인 ‘열린’문제해결 능력은, 그 사람의 게임을 운영하는, 또는 게임을 하는 능력과도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게임이라는 말의 정의상, 게임은 언제나 타인과의 경쟁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이다.

배움의 기술은 곧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아주 구체적인 방법들의 집대성이다.

항상 성공학과 관련된 서적들을 뒤적이다 보면, 타인과의 경쟁보다 자신과의 경쟁에 더 힘쓰라는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말들을 읽게 된다. 그러나 배움의 기술에서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과 자신의 체험담이 나온다.

체스프로기사였던 이 책의 저자인 자쉬 웨이츠킨[Josh Waitzkin]은, 가장 중요한 대국의 한 시점에서 낮에 들었던 팝송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수읽기를 ‘방해’하여 끝내 집중력 부족으로 대국을 패배하고 말았던 어린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자주 이런 식으로 마음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낭패를 보던 저자는, 결국 그런 일이 생길 경우,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음악의 리듬에 맞추어 수읽기를 하자는 천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고, 결국은 대국 도중에 이와 같이 마음이 벌이는 장난에 조우하여도 슬기롭게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얘기를 통하여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타인과의 경쟁이 필수적인 과정인 게임에서는,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한 컨트롤을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게임내적인, 또는 게임외적인 상황에 따라서 사람은 심리적으로 자주 흔들리게 된다. 0-10으로 뒤지고 있는 9회말 상황에서 타자는 스코어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본분에만 집중하기 힘들어한다. 격투기에서 상대방이 나의 급소를 치는 반칙을 하여도 심판이 반칙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러한 예는 한도 끝도 없이 많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대한 지배, 다시 말해서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자쉬 웨이츠킨이 들려준 위의 예는 불교의 선종에서 일컫는 일종의 ‘마음의 원숭이’이다. 마음의 원숭이란, 사람의 이성이 중지명령을 내려도, 끝도 없이 밀물처럼 마음속에서 스며져 나오는 ‘상념의 열차’를 일컫는다.

그러나 이러한 상념의 열차가 자아의 컨트롤을 받지 않고 끝도 없이 밀려오면, 중요한 경쟁에 임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자쉬 웨이츠킨이 들려주는 그 만의 치료방법은, 매우 구체적이고 그 방법의 효용성도 가감없이 진솔하게 들려준다. 앞서 소개한 예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고 항상성을 유지하며 돌부처처럼 경쟁에 임한다면 당신은 머지않아 위대한 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분야가 무엇이든 간에. 그리고 그러한 돌부처가 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이 책을 탐독하는 일이다. 결코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다.
[2011-07-24 09:03:53] ㅅ동글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접때 중고체스책을 한다발 구입했을때 있었던 책이었는데 이번기회에 한번 읽어봐야겠네요